결말을 아는 것은 주인공뿐이다 — 디즈니+ 「상남자」
박정민 주연 디즈니+ 「상남자」가 2027년 공개된다. 회귀물이라 주인공은 결말을 알고 20년 전으로 돌아가는데, 원작 웹툰은 2020년에 시작해 아직 연재 중이라 만드는 쪽은 결말을 모른다. 영문 제목으로만 적힌 기사가 놓친 것들을 정리했다.
회귀물의 규칙은 하나다. 주인공은 결말을 알고 과거로 돌아간다.
그런데 「상남자」를 화면으로 옮기는 쪽은 결말을 모른다. 원작 웹툰이 2020년 7월에 시작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20년을 앞질러 가는데, 그 이야기를 사 간 사람들은 6년째 뒷이야기를 기다리고 있다.
한눈에 보기
먼저 제목을 바로잡는다. 이 작품의 이름은 **「상남자」**다. 영문 표기 A Man's Man 으로만 소개된 기사가 많아 한국어 제목이 따로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웹소설과 웹툰의 제목이 처음부터 「상남자」였다.
| 항목 | 내용 |
|---|---|
| 제목 | 상남자 — 영문 표기 A Man's Man |
| 공개 | 디즈니+ · 2027년 (2026년 7월 28일 발표) |
| 연출 | 김희원 — 배우로 알려진 사람이고, 디즈니+ 「조명가게」가 연출 데뷔작이다 |
| 주연 | 박정민 — 한유현 역 |
| 전제 | 성공만 좇아 대기업 대표 자리에 올랐다가 모든 것을 잃고 20년 전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간다 |
| 원작 | 웹소설(김태궁) → 네이버웹툰 · 글 하늘소 · 그림 도가도 · 재담미디어 |
| 원작 연재 | 2020년 7월 30일 시작 · 금요일 연재 · 시즌 1은 2024년 10월 완결 · 시즌 2가 2025년 5월 30일 재개돼 지금도 연재 중 |
| 특별출연 | 김설현 — 이애린(조찬영 상무의 비서) · 이광수 — 신경수 이사장 |
| 촬영 |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일정을 찾지 못했다 |
표에서 한 줄만 다시 본다. 원작 연재 줄이다. 시즌 1이 끝났고 시즌 2가 다시 돌고 있다는 것은 이 이야기에 아직 결말이 없다는 뜻이고, 그러면 화면에 옮기는 사람들이 손에 쥔 것이 주인공이 쥔 것보다 적다.
회귀가 공짜인 곳은 이야기 안뿐이다
한유현은 20년을 되돌린다. 실패한 이유를 이미 알고 있으니 두 번째 인생의 모든 선택에 값이 붙는다. 회사를 배경으로 삼으면 이 구조가 더 선명해진다 — 조직에서의 실패는 대개 정보와 타이밍의 문제이고, 그 둘이 정확히 회귀가 해결해 주는 것이다.
바깥에서는 시간이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웹툰 연재가 시작된 것이 2020년 7월 30일이고 드라마 공개 예정은 2027년이다. 이야기 안에서 한 번에 건너뛰는 20년과 비슷한 무게의 시간이 이야기 밖에서는 쌓이는 중이다. 그 시간을 무엇이 채우는지는 발표에서 방영까지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는지 쪽에 단계별로 적어 두었다.
그런데 그 글이 세운 규칙이 이 작품에는 맞지 않는다. 거기서 정리한 규칙은 완결작이 재고가 된다는 것이었다 — 끝난 이야기는 회차별 조회수와 독자가 빠져나간 지점이 숫자로 남아 있어서, 판권을 사는 쪽에서 보면 시장 조사를 마친 상태와 같다. 「상남자」는 그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다. 시즌 2가 지금도 연재되고 있다.
원작이 안 끝났으면 각색이 결말을 지어야 한다
연재 중인 작품을 사는 데는 값이 따로 붙는다.
완결작을 각색할 때 제작진이 하는 일은 줄이는 일에 가깝다. 정해진 화수를 정해진 부작에 맞추려면 무엇을 뺄지 고르면 되고, 뺀 자리가 잘못됐는지는 원작을 펴 보면 확인된다. 연재작은 다르다. 뒤가 없으므로 뺄 것을 고르는 게 아니라 없는 것을 지어야 한다.
이 작품에서 그 부담이 특히 큰 이유는 장르 때문이다. 회귀물의 재미는 주인공이 아는 것과 독자가 아는 것 사이의 간격에서 나오고, 그 간격을 유지하려면 끝을 알고 앞을 배치해야 한다. 결말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회귀물을 각색하는 일은 답을 모르는 채로 복선을 까는 일에 가깝다.
이건 실패가 예정돼 있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2027년에 나올 결말이 원작 독자가 나중에 보게 될 결말과 다를 수 있다는 뜻이고, 그건 원작을 이미 읽은 사람에게 오히려 좋은 소식이다. 아는 이야기를 다시 보는 게 아니게 된다.
'특별출연'은 분량 표시가 아니라 계약의 이름이다
출연진 목록에서 김설현과 이광수 옆에는 특별출연이 붙어 있다.
한국 드라마에서 이 표기는 짧게 나오는 배역을 가리키지만, 정확히 말하면 분량의 등급이 아니라 출연 계약의 종류다. 정규 출연 계약을 맺지 않고 한정된 회차나 장면에만 참여하는 형태이고, 회차 수를 미리 못 박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예고편에 자주 보인다고 분량이 늘지도, 기사 제목에 이름이 실린다고 비중이 커지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 작품의 두 자리는 성격이 서로 다르다. 김설현이 맡은 이애린은 조찬영 상무의 비서이고, 이광수가 맡은 신경수는 주인공이 가장 경계하는 이사장이다. 뒤쪽은 회차 수와 무관하게 이야기의 축을 건드리는 자리다. 즉 특별출연이라는 표기 하나로는 그 배역이 이야기에서 하는 일을 알 수 없고, 알려면 배역 설명을 읽어야 한다.
디즈니+ 는 동남아에 디즈니+ 라는 이름으로 오지 않는다
플랫폼이 디즈니+ 라는 점은 나라마다 다른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름이 한 번 바뀐다.
| 지역 | 서비스 형태 |
|---|---|
| 한국 · 일본 · 북미 | Disney+ |
| 인도네시아 · 태국 · 말레이시아 · 필리핀 · 싱가포르 | Disney+ Hotstar — 그 지역 앱스토어에는 Hotstar 앱만 있다 |
| 베트남 | 정식 서비스 없음 |
같은 회사의 같은 작품인데 앱 이름이 다르다. 자기 나라 앱스토어에서 디즈니+ 를 못 찾았다면 서비스가 없는 게 아니라 이름이 다른 것일 수 있고, 베트남에서 못 찾았다면 그때는 정말 없는 것이다.
한 가지는 유리하다. 글로벌 플랫폼 오리지널은 전 지역 동시 공개가 일반적이라, 방송 채널 작품처럼 나라별 편성 계약을 따로 기다릴 필요가 없다. 채널에 따라 그 대기가 어떻게 갈리는지는 한국 드라마의 채널·요일 지도에 정리해 두었다.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2027년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원작이 이미 당신 언어로 나와 있을 가능성이 높다.
- 원작 웹툰을 먼저 읽는다. 「상남자」는 네이버웹툰 계열 플랫폼에서 영어·일본어·중국어(간체·번체)·태국어·인도네시아어·스페인어로 번역 연재됐다. 자기 나라 앱에서 검색할 때는 한국어 제목보다 영문 표기 쪽이 잘 걸린다
- 결말까지 볼 생각이라면 지금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시작한다. 시즌 2가 연재 중이므로, 지금 읽기 시작하면 드라마를 기다리는 동안 원작도 같이 기다리게 된다
- 디즈니+ 를 찾을 때 Hotstar 도 같이 찾는다. 동남아 다섯 나라에서는 앱 이름이 그쪽이다. 베트남은 정식 서비스가 없으므로, 공개 시점에 다른 경로가 생기는지를 따로 봐야 한다
- 캐스팅 발표를 공개 예고로 읽지 않는다. 이번 발표에 붙은 것은 연도 하나뿐이고, 촬영 일정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찾지 못했다
같은 플랫폼의 다른 한국 작품도 같은 해에 예정돼 있다 — 2027년 디즈니+ 라고 적힌 또 하나의 발표가 그것이다. 두 작품이 같은 해에 몰린 것이 우연인지 편성 계획인지는 이 글에서 확인하지 못했다.
같은 질문을 반대편에서 보는 글이 둘 더 있다. 완결된 지 6년 반 된 웹툰과 원작이 아예 없는 작품이 같은 달에 나왔고, 원작이 6년째 연재 중인데 시청률은 여섯 번 연속 오른 작품도 있다.
한유현은 결말을 알고 20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산다. 그 이야기를 사 간 사람들은 결말을 모르는 채로 2027년을 향해 가고 있다. 둘 중 어느 쪽이 더 흔한 상황인가?
더 읽을거리
- 웹툰이 드라마가 되기까지 — 발표에서 방영까지의 단계 — 「상남자」가 그 규칙의 예외인 이유
- 팬을 주인공으로 놓는 두 가지 방법 — 완결 웹툰 12부작과 원작 없는 4부작
- 결말을 아무도 모르는데 시청률이 여섯 번 연속 올랐다 — 그러면 올린 것은 무엇인가
- 한국 드라마의 채널·요일 지도 — 어디서 나오느냐가 언제 볼 수 있느냐를 정한다
- 디즈니+ 2027년이라고 적힌 또 하나의 발표 — 같은 플랫폼, 같은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