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등산의 나라인 건 산이 많아서가 아니다

넷플릭스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는 등산을 싫어하는 네 명이 속아서 설악산에 오르는 8부작이다. 한국의 산림률은 62.6%로 OECD 4위이고 일본이 더 높다 — 그러니 이유는 넓이가 아니라 거리다. 그리고 산악사고가 가장 많은 달은 겨울이 아니라 10월이다.

🇰🇷 한국·2026년 8월 31일·8분

한국이 등산의 나라가 된 이유를 설명할 때 거의 항상 나오는 문장이 있다 —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라서.

숫자로 재면 그 설명이 서지 않는다. 한국의 산림률은 62.6% 이고, OECD 안에서 4위다. 핀란드(73.7%)·스웨덴(68.7%)·일본(68.4%)이 위에 있다. 숲이 더 많은 나라가 셋인데, 그 나라들이 등산으로 유명하지는 않다.

그러면 남는 설명은 하나다 — 넓이가 아니라 거리다. 그리고 정정할 것이 하나 더 있다 — 한국 산에서 사고가 가장 많은 달은 겨울이 아니다.

한눈에 보기

항목내용
제목「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 (줄여서 '대등왜'). 영어권 표기 Why on Earth Are We Hiking?
공개넷플릭스 8부작, 2026년 8월 18일 ~ 9월 1일 분할 공개
출연카더가든 · 도운(데이식스) · 이채민 · 타잔(올데이 프로젝트)
제작연출 나영석 · 박현용 / 극본 이우정 · 최재영 / 제작 에그이즈커밍
설정등산에 관심 없던 넷이 떠밀리듯 **'하산악회'**를 결성한다 — 하산하려고 등산하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오른 산설악산(촬영 중 영하 27.5도) → 태백산(일출) → 한라산 백록담

표의 마지막 줄이 이 프로그램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준다. 겨울 설악산과 태백산 일출과 한라산 백록담은 한국 등산에서 가장 어려운 축에 드는 조합이고, 그걸 등산을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사람 넷이 첫 코스로 밟았다. 시작점이 아니라 끝점에서 출발한 셈이다.

산이 많은 나라 순위에서 한국은 1위가 아니다

산림청 산림기본통계 기준으로 한국의 산림 면적은 629만 헥타르, 국토의 62.6% 다. 흔히 인용되는 "국토의 70%가 산"은 반올림이 한참 지나친 값이다.

그리고 이 수치는 세계에서 특별하지 않다.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보다 산림률이 높은 나라가 셋 있다.

나라산림률
핀란드73.7%
스웨덴68.7%
일본68.4%
한국62.6%

표에서 눈여겨볼 칸은 일본이다. 한국보다 숲이 더 많고, 문화적으로도 가깝고, 명산도 많다. 그런데 "주말마다 등산복 입은 사람이 지하철에 가득하다"는 풍경으로 알려진 쪽은 한국이다.

즉 원인은 산의 양이 아니다. 양이 원인이라면 순위가 반대로 나와야 한다.

이유는 넓이가 아니라 거리다

한국의 산이 특별한 것은 많다는 점이 아니라 도시 안에 있다는 점이다.

서울 북쪽의 북한산은 1995년에 단위 면적당 탐방객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립공원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2024년 한 해에만 700만 명이 이 산을 찾았고, 이는 그해 전국 국립공원 탐방객 4,331만 명의 17.2% 다. 국립공원 여섯 곳 중 한 곳 몫이 서울 시내 지하철로 닿는 산 하나에서 나온 것이다.

이 조건이 등산의 성격을 바꾼다. 장비를 갖추고 며칠 준비해서 떠나는 원정이 아니라, 아침에 나가 점심 무렵 내려오는 활동이 된다. 준비 비용이 낮으면 빈도가 올라가고, 빈도가 올라가면 취미가 아니라 일과가 된다.

실제 조사에서도 최근 1년 안에 등산을 해 본 사람이 66.9% 로 나왔고, 등산 인구가 늘어난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혼자서도 쉽게 즐길 수 있어서"(46.1%) 였다. 약속을 잡지 않아도 되는 운동이라는 뜻이다.

같은 도시의 강변에서는 이것과 정확히 반대 방향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 한강에서 혼자 달리는 데는 아무것도 필요 없지만, 다섯 명이 되는 순간 규칙이 생긴다. 러닝은 사람이 몰리자 규칙이 생겼고, 등산은 처음부터 규칙이 있었다. 아래에서 그 규칙을 본다.

산악사고가 가장 많은 달은 1월이 아니라 10월이다

겨울 산이 위험하다는 말은 어디에나 있다. 소방청 통계는 그 말을 그대로 지지하지 않는다.

3년치 산악사고를 월별로 세면 연평균 10,736건이고, 가장 많은 달은 10월로 3년 합계 4,416건이다. 소방청이 밝힌 이유는 단풍철에 등산객이 몰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고의 종류를 보면 더 분명해진다.

사고 유형3년 합계
일반 · 조난8,021건
실족 · 추락7,575건
개인 질환2,798건
탈진 · 탈수1,779건
낙석 · 낙빙151건
저체온증145건

표에서 가장 작은 칸이 저체온증이다. 겨울 산의 위험으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이 실제로는 3년 동안 145건이고, 1·2위인 조난과 실족·추락을 합치면 그 100배가 넘는다.

그러니 "봄·가을은 무난하고 겨울만 조심하면 된다"는 안내는 방향이 반대다. 사람이 가장 많이 다치는 날씨는 걷기 좋은 날씨이고, 다치는 방식은 얼어서가 아니라 길을 잃거나 발을 헛디뎌서다. 둘 다 계절과 거의 무관하다.

물론 10월 건수가 많은 데는 분모도 있다. 그달에 가장 많은 사람이 산에 있으니 건수도 많다. 다만 그 사실이 안내를 바꾸지는 않는다 — 가장 붐비는 달에 가장 많이 다친다는 것은, 붐빈다는 것이 안전의 근거가 아니라는 뜻이다.

겨울 산에서 진짜 문턱은 추위가 아니라 시간이다

그렇다고 겨울 산이 다른 계절과 같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문턱이 기온이 아닌 곳에 있다.

한국의 국립공원에는 입산시간지정제가 있다. 산행 목적지와 거리, 소요 시간을 고려해 탐방로마다 들어갈 수 있는 시각과 나와야 하는 시각을 정해 두는 제도이고, 2015년 5월 16일부터 태안해안국립공원을 제외한 전국 국립공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어기면 자연공원법 제86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46조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 제도가 겨울에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해가 짧아지면 그 시각이 앞당겨진다. 여름에 오후 3시에 들어갈 수 있던 코스가 겨울에는 정오에 닫힌다. 기상특보가 발효되거나 그에 준하는 악천후가 오면 입산 자체가 통제된다.

그래서 겨울 산행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기온이 아니라 그 탐방로의 입산 가능 시각이고, 그 값은 국립공원공단이 코스별로 공개한다. 방한 장비는 그다음이다.

실용적인 것 하나를 덧붙인다. 한국의 산은 난이도가 높이에 비례하지 않는다. 500미터대인데 경사가 급하고 바위 구간이 이어지는 코스가 흔하고, 반대로 1,000미터가 넘어도 완만한 능선이 길게 이어지는 곳이 있다. 그래서 높이 숫자만 보고 고르면 어긋난다 — 국립공원공단이 탐방로마다 난이도와 소요 시간을 따로 매겨 공개하고 있으니 그쪽을 본다.

이 프로그램은 정상에서 감동하지 않는다

여기까지가 산 이야기이고, 이제 이 프로그램이 그 위에서 무엇을 했는지 볼 차례다.

출연자 넷은 자원한 사람들이 아니다. 나영석 PD가 설산 등반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섭외했고, 카더가든은 제작발표회에서 하차를 고민했다며 "방송이 잘되면 안 된다"고 농담했다. 프로그램 안에서 이들이 만든 모임의 이름부터가 하산악회 — 내려오려고 올라가는 산악회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고생의 크기가 아니라 고생이 도착하지 않는 자리다.

나영석 PD는 이렇게 말했다. "보통 예능에서는 힘겹게 정상에 올라 일출을 보며 눈물 흘리는 식의 장면이 나오지 않느냐. 그런데 이 친구들은 너무 지쳐서 '일출이고 뭐고 꼴도 보기 싫다'고 하더라."

고생 예능의 관습적인 마무리가 정확히 그 눈물이다. 힘들었으니 의미가 있었다는 결론이 붙고, 그 결론이 시청자에게 고생의 값을 치러 준다. 이 프로그램은 그 값을 치르지 않는다.

그러면 남는 것이 없다. 그리고 그게 제목이다 — 「대체 등산을 왜 하는 건데?」는 프로그램이 답할 질문이 아니라 프로그램이 던져 놓고 답하지 않는 질문이다. 나 PD도 답을 준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가 말한 것은 "평소 사람들은 대체 산을 왜 타는 걸까 궁금했던 분들에게 이 프로그램이 대신 답을 찾아주는 기회가 되길"이었고, 화면에서 실제로 벌어진 일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네 사람이 그 질문을 계속 소리 내어 하는 것이다.

이 지점이 같은 여름의 다른 두 예능과 갈린다. ENA 「왕자와 거지」에서는 고생을 옆에 앉은 사람이 정하고, tvN 「언니네 산지직송3」에서는 달력과 어촌계가 정한다. 앞의 것은 등수를 남기고 뒤의 것은 밥을 남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아무도 정하지 않았고, 그래서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넷플릭스 작품이라 서비스되는 나라에서는 같은 날 볼 수 있다. 한국 시각 자정 공개 기준으로 시차만 계산하면 된다.

나라 · 지역공개 시각한국 산에 갈 때 특히 다른 조건
베트남 · 태국 · 인도네시아(자카르타)전날 밤 10시영하 기온 자체가 처음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의 설악산 촬영 중 기온은 영하 27.5도였다
필리핀 · 말레이시아 · 싱가포르전날 밤 11시위와 같다. 겨울 코스는 장비가 아니라 일정부터 다시 짠다
일본자정 (시차 없음)산림률은 더 높지만 도심에서 국립공원까지의 거리는 다르다

계절별로는 이렇게 갈린다.

시기조건먼저 확인할 것
35월 · 911월걷기 가장 좋다. 그리고 사고가 가장 많다코스 난이도와 하산 시각. 단풍철에는 사람도 가장 많다
6~8월덥고 습하다. 장마철 폭우와 계곡 급류는 별개 문제다기상특보 — 특보가 뜨면 입산이 통제된다
12~2월눈과 빙판, 이른 일몰입산 가능 시각(겨울에는 앞당겨진다). 케이블카가 있는 곳이나 관리된 낮은 코스가 대안이다

그리고 화면에 나온 산을 그대로 찾아가기 전에 한 가지. 방송 한 편이 한 장소에 사람을 얼마나 보내는지는 이미 측정돼 있다 — 영화 한 편이 지나간 뒤 강원도 영월 청령포의 방문객이 640% 늘었다. 설악산과 한라산은 원래도 붐비는 곳이고, 그 위에 방송 효과가 얹히면 입산 인원 자체가 통제될 수 있다.

남는 질문

이 프로그램에서 넷을 산으로 보낸 것은 결국 제작진이다. 그런데 화면 안에서는 아무도 그들에게 무엇을 하라고 정해 주지 않는다. 벌칙도 없고, 걷어야 할 그물도 없고, 정상에 도착해도 받을 것이 없다.

그런데도 한국에서는 최근 1년 사이 열 명 중 일곱 명 가까이가 스스로 산에 올라갔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고, 남는 것도 없고, 사고는 가장 걷기 좋은 달에 가장 많이 난다.

그러면 이 프로그램이 던져 놓고 답하지 않은 질문이 그대로 남는다. 정상에서 아무것도 주지 않는데, 왜 계속 올라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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