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 화장품 브랜드 160개 · 전부 5,000원 이하
다이소 입점 뷰티 브랜드는 2022년 7개에서 2026년 2월 160여 개, 상품은 120종에서 1,700여 종이 됐다. 가격은 전부 5,000원 이하. 살 때 실제로 봐야 할 것까지.
한국 여행 후기에 반복해서 나오는 장면이 있다. 다이소 장바구니에 화장품이 담기는 장면이다. 4년 전만 해도 그 자리에는 문구류와 수납용품이 있었다.
숫자로 보면 이유가 분명하다. 다이소에 입점한 뷰티 브랜드는 2022년 7개에서 2026년 2월 160여 개가 됐고, 상품 수는 120종에서 1,700여 종이 됐다. 각각 약 23배, 약 14배다. 그리고 그 전부가 5,000원을 넘지 않는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숫자 | 기준 |
|---|---|---|
| 입점 뷰티 브랜드 | 7개 → 160여 개 | 2022년 → 2026년 2월 (약 23배) |
| 상품 수 | 120종 → 1,700여 종 | 같은 기간 (약 14배) |
| 가격 상한 | 5,000원 | 전 품목 공통 |
| 뷰티 매출 증가율 | 85% → 144% → 약 70% | 2023 · 2024 · 2025년, 각 전년 대비 |
| 회사 전체 매출 | 3조 9,689억 원 | 2024년 |
| 영업이익 | 3,712억 원 (+41.8%) | 2024년 |
| 매장 수 | 1,576개 | 2024년 |
| 화장품 주 구매층 | 40대 27% · 30대 25% | 2024년 매출 기준 |
다이소부터 설명해야 한다
이름 때문에 일본 브랜드로 오해받는 일이 잦은데, 여기서 말하는 다이소는 한국 회사가 운영하는 균일가 생활용품 체인이다. 규칙은 하나다. 모든 상품 가격이 500원·1,000원·1,500원·2,000원·3,000원·5,000원 여섯 단계 안에 들어간다. 5,000원이 상한이고 예외가 없다.
규모는 이 정도다.
| 연도 | 매출 |
|---|---|
| 2015년 | 1조 원 |
| 2019년 | 2조 원 |
| 2023년 | 3조 원 |
| 2024년 | 3조 9,689억 원 |
| 2025년 | 4조 원대(추정) |
2024년 영업이익은 3,712억 원으로 전년보다 41.8%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9% 안팎이다. 매장은 1,576개다. 한국의 웬만한 동네에 하나씩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온라인도 커져서 다이소몰의 2월 월간 이용자는 516만 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2% 늘었다.
이 배경을 알아야 다음 이야기가 이해된다. 화장품 브랜드 입장에서 다이소에 들어간다는 것은 1,600개 매장짜리 전국 유통망이 한 번에 열린다는 뜻이다.
왜 하필 화장품이었나 — ODM이라는 구조
화장품이라는 선택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 화장품 산업의 생김새가 답에 가깝다.
한국 화장품 산업은 브랜드와 제조가 분리돼 있다. 자체 공장 없이 기획과 마케팅만 하는 브랜드가, 처방 개발부터 생산까지 맡아 주는 전문 회사(ODM)에 제조를 위탁하는 구조가 오래전에 자리 잡았다. 한국콜마·코스맥스 같은 회사가 그 자리에 있고, 이들의 생산 역량이 커진 것이 균일가 뷰티를 가능하게 만든 직접적인 조건이었다.
이 구조에서는 신생 브랜드도 몇 달 만에 제품을 낼 수 있다. 이미 검증된 처방을 용량만 줄이고 포장만 단순하게 해서 다시 낼 수도 있다. 5,000원 선을 맞추는 방법이 여기 있다.
그래서 성장 곡선이 이렇게 나왔다.
| 기간 | 다이소 화장품 매출 증가율 |
|---|---|
| 2021 → 2022년 | 약 50% |
| 2022 → 2023년 | 85% |
| 2023 → 2024년 | 144% |
| 2024 → 2025년 | 약 70% |
4년 연속 두 자릿수 이상, 그중 한 해는 두 배 넘게 늘었다. 유통업에서 이런 곡선은 흔하지 않다.
5,000원이라는 숫자가 만드는 행동
가격이 싸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화장품은 써 보기 전에는 나에게 맞는지 알 수 없는 물건이라는 점이 결정적이다.
3만 원짜리 크림이 안 맞으면 아깝고, 안 맞아도 아까워서 계속 쓴다. 5,000원짜리는 실패해도 견딜 만하다. 이 차이가 '일단 사 본다'는 행동을 만든다. 색조라면 더하다 — 립 색 하나를 시험하는 데 5,000원이면 실패의 비용이 거의 없다.
구매층도 짐작과 다르다. 저가 화장품이라 10대·20대가 주력일 것 같지만, 2024년 다이소 화장품 매출에서 **40대가 27%, 30대가 25%**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처음 화장품을 배우는 사람이 아니라, 이미 쓸 줄 아는 사람이 값싼 선택지를 발견한 것에 가깝다.
다이소만의 일이 아니게 됐다
경쟁자가 곧 따라 들어왔다.
- 롯데마트 — 2024년 6월 '가성비 뷰티존'을 도입했다. 4,950원 균일가로 현재 44종을 운영한다
- 이마트 — '와우샵'을 통해 5,000원 미만 화장품을 별도로 묶었다
여기에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까지 균일가 전용 브랜드를 내놓으면서, 지금 한국에서 저가 화장품 매대는 유통업계의 격전지가 됐다. 다이소가 만든 가격선이 시장 전체의 기준선이 된 셈이다.
그렇다고 전부 같은 물건은 아니다
여기서 한 번 제동을 걸어야 한다. 5,000원이라는 가격은 용량이 작거나, 포장이 단순하거나, 유통 단계가 짧다는 뜻이지 성분이 같다는 뜻이 아니다.
- 같은 브랜드가 다른 매장에서 파는 제품과 이름이 비슷해도 처방과 용량이 다를 수 있다
- 100mL당 단가로 환산하면 오히려 비싼 경우도 나온다. 소용량 제품의 흔한 함정이다
- 화장품은 피부에 닿는 물건이다. 처음 쓰는 제품은 팔 안쪽에 소량을 발라 하루 지켜보는 습관이 가격과 무관하게 유효하다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여행자에게 이 매대는 기회지만, 준비 없이 들어가면 대부분 즉흥적으로 담게 된다.
| 상황 | 실제로 할 일 |
|---|---|
| 무엇을 살까 | 목록을 정하고 들어간다. 여행자에게 실제로 유용한 항목은 좁다 — 마스크팩, 소용량 선크림, 립밤, 클렌징 티슈, 여행용 공병처럼 부피가 작고 실패해도 손해가 적은 것들 |
| 어느 매장에 갈까 | 큰 매장을 고른다. 명동·홍대·강남 같은 관광 상권 매장은 뷰티 매대를 크게 잡아 두지만, 주택가 매장은 생활용품 위주라 화장품 코너가 작다 |
| 수하물 | 액체류는 기내 반입 용량 제한이 있다. 소용량이라는 점이 여기서는 장점이다. 살 때부터 기내용과 위탁용을 나눠 담으면 공항에서 버릴 일이 없다 |
| 값어치 판단 |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의 온라인 몰과 드럭스토어에는 이미 K뷰티가 들어가 있다. 다만 한국 매장가 5,000원과 현지 판매가는 전혀 다른 숫자다. 무겁게 들고 갈지는 현지 가격을 확인한 뒤 판단한다 |
| 부가세 환급 | 여행자 환급에는 한 매장에서 일정 금액 이상이라는 기준이 붙는다. 5,000원짜리를 여러 매장에 나눠 사면 기준을 못 넘긴다. 살 것이 많으면 한 매장에서 몰아 계산하는 편이 유리하다 |
값이 싸다는 사실보다, 값이 싸도 되는 이유를 아는 편이 매대 앞에서 더 도움이 된다. 다이소 화장품이 싼 것은 품질을 깎아서가 아니라 용량과 포장과 유통 단계를 깎았기 때문이고, 그 세 가지가 당신에게 문제가 되지 않는 품목에서만 이 매대는 좋은 선택이다.
더 읽을거리
- 올리브영 매출 4분의 1이 외국인이다 — 같은 K뷰티를 5,000원이 아니라 정가로 파는 쪽의 숫자
- 티셔츠 5,000원, 바람막이 5,000원 — 같은 매장의 옷 코너에서 벌어진 같은 일
- 아이돌이 낀 렌즈를 알려주는 계정이 따로 있다 — 화장품처럼 팔리지만 화장품이 아닌 품목
- 한국 향수 매대의 1위 키워드는 '가벼움'이다 — 한국 뷰티 매대의 취향이 어디로 가 있는지
- 명동에서 외국인이 돈 쓰는 곳이 바뀌었다 — 5,000원 화장품의 반대편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