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이 낀 렌즈를 알려주는 계정이 있다 — 컬러렌즈 산업
하파크리스틴 운영사는 3년 적자 끝에 2025년 매출 588억 원·영업이익 54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일본 45%·미국 81% 증가. 무대 위의 그 눈동자가 산업이 된 과정과, 살 때 봐야 할 것.
K팝 무대 영상을 정지시켜 놓고 얼굴을 보면, 립이나 아이섀도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눈동자다. 조명 아래에서 홍채 테두리가 또렷하고 색이 한 톤 밝다.
그게 궁금한 사람이 많아지자 아예 아이돌이 착용한 컬러렌즈 제품명을 올리는 계정이 생겼다. 무대 의상 브랜드를 추적하는 계정이 있듯, 눈동자를 추적하는 계정이 따로 있다. 그리고 그 관심은 회사 실적으로 확인된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숫자 | 기준 |
|---|---|---|
| 하파크리스틴 운영사 매출 | 588억 원 (+20.3%) | 2025년 |
| 같은 회사 영업이익 | 54억 원 — 흑자 전환 | 2025년 (전년 -42억) |
| 일본 매출 | 164억 원 (+45%) | 2025년 |
| 미국 매출 | 74억 원 (+81%) | 2025년 |
| 오렌즈 운영사 매출 | 1,941억 원 (+26%) | 2025년 |
| 같은 회사 영업이익 | 654억 원 (+21%) | 2025년 (영업이익률 약 34%) |
| 국내 콘택트렌즈 시장 | 3억 6,200만 달러(약 5,335억 원) | 최근 연도 |
| 콘택트렌즈 수출액 | 2억 1,226만 달러 | 2024년 (2020년 대비 +19%) |
표에는 두 회사가 나란히 있지만 성격이 정반대다. 한쪽은 영업이익률 34%를 내고 있고, 다른 쪽은 2025년에야 처음 흑자를 봤다. 같은 물건을 파는데 실적표가 이렇게까지 갈리는 이유가 이 글의 절반이다.
컬러렌즈가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한국에서 파는 컬러렌즈는 크게 두 갈래다.
- 서클렌즈 — 홍채 바깥 테두리를 진하게 그려 눈동자가 커 보이게 하는 것. 색보다 크기를 바꾼다
- 컬러렌즈(틴트) — 홍채 안쪽 색 자체를 바꾸는 것. 갈색 눈을 회색·올리브·헤이즐로 옮긴다
둘 다 도수가 없는 제품이 따로 있다. 시력이 좋은 사람도 미용 목적으로만 낀다는 뜻이고, 이것이 이 시장을 화장품 시장처럼 만든 출발점이다. 제품은 색 이름으로 소개되고, 신제품은 시즌 컬러처럼 나오며, 브랜드는 아이돌을 모델로 쓴다. 하파크리스틴은 아이브 장원영을 모델로 세웠다.
두 회사의 실적표는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한다
이 시장을 이끄는 회사는 셋이다.
| 회사(브랜드) | 매출 | 영업이익 | 특징 |
|---|---|---|---|
| 스타비젼(오렌즈) | 1,941억 원 (2025년) | 654억 원 | 매장 330여 곳, 국내 콘택트렌즈 점유율 약 30% · 컬러렌즈 약 50% |
| 피피비스튜디오스(하파크리스틴) | 588억 원 (2025년) | 54억 원 | 해외 성장이 주력. 일본 +45%, 미국 +81% |
| 인터로조 | 1,158억 원 (2024년) | — | 해외 매출 비중 86.3%. B2B·OEM 중심 |
오렌즈 운영사의 영업이익률은 3분의 1에 가깝다. 유통업에서 보기 드문 숫자이고, 원가가 특별히 낮아서라기보다 브랜드와 색상 자체가 값을 만드는 구조에 가깝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회사는 2025년 유럽계 사모펀드가 인수 대상으로 삼을 만큼 몸값이 올라 있었다.
적자를 내면서 몸집을 키운 3년
하파크리스틴 쪽 숫자는 다르게 읽어야 한다. 이 회사는 오랫동안 적자였다.
| 연도 | 매출 | 영업손익 |
|---|---|---|
| 2023년 | 287억 원 | -34억 원 |
| 2024년 | 490억 원 (+24.5%) | -42억 원 |
| 2025년 | 588억 원 (+20.3%) | +54억 원 |
매출이 두 배가 되는 동안 적자는 오히려 늘었다가, 2025년에 한 번에 뒤집혔다. 마케팅과 해외 진출에 먼저 돈을 넣고 나중에 회수하는 전형적인 곡선이다. 브랜드 매출만 따로 보면 2020년 57억 원에서 2023년 287억 원으로 **연평균 74%**씩 늘었다.
그리고 이 회사는 2026년 사모펀드에 매각 계약을 맺었다. 3년 적자 뒤 흑자 전환, 그리고 곧바로 매각 — 컬러렌즈가 취향이 아니라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뜻이다.
성장은 국내가 아니라 밖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국내 매출이 아니다.
하파크리스틴의 해외 매출은 2020년 17억 원에서 2023년 251억 원으로 3년 만에 4.4배가 됐다. 2025년에는 일본에서 45%, 미국에서 81% 늘었다. 국내 성장률(20.3%)의 두 배에서 네 배다.
산업 전체로도 같다. 2024년 한국의 콘택트렌즈 수출액은 2억 1,226만 달러로 2020년보다 19% 늘었고, 미국의 콘택트렌즈 수입국 순위에서 한국은 2023년 기준 11위까지 올라왔다.
한국에서 만든 눈동자 색이 수출되고 있다고 요약해도 과장이 아니다. K팝 무대가 광고판이고, 팬 계정이 유통 경로의 첫 칸이다.
그런데 이건 화장품이 아니다
매대에서는 화장품처럼 보이지만, 콘택트렌즈는 눈에 직접 얹는 물건이고 한국에서는 의료기기로 다뤄진다. 도수가 없는 미용 목적 제품도 같다. 그래서 판매 경로와 광고에 제약이 따른다. 여행자가 이 물건을 실제로 만나게 되는 매장이 어떤 곳인지는 매출 4분의 1이 외국인인 그 가게에 정리돼 있다.
규정은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구매 시점에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지만, 방향은 분명하다. 립스틱과 같은 물건으로 취급하면 안 된다.
실제로 조심할 지점은 넷이다.
- 직경과 베이스커브가 눈에 맞아야 한다. 색이 예뻐도 크기가 안 맞으면 각막이 쓸린다
- 산소투과율과 착용 시간. 컬러렌즈는 색소층 때문에 일반 투명렌즈보다 조건이 까다로운 경우가 있다
- 하루용과 한 달용은 관리 방법이 완전히 다르다. 하루용을 이틀 쓰는 것은 아끼는 게 아니라 위험을 늘리는 것이다
- 절대 빌려 쓰지 않는다. 눈 감염은 되돌리기 어렵다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 상황 | 실제로 할 일 |
|---|---|
| 팬 계정에서 제품명을 얻었을 때 | 그대로 사지 않는다. 무대 렌즈는 강한 조명과 카메라를 전제로 고른 것이라 실내 형광등 아래에서는 훨씬 도드라진다. 한 단계 옅은 색으로 시작하는 편이 실패가 적다 |
| 한국에서 살 때 | 안경원을 통한다. 검안을 받고 자기 눈의 직경·베이스커브 수치를 알아 두면 자국에서 살 때도 계속 쓴다. 이 한 번이 가장 값싼 투자다 |
| 자국에서 살 때 | 정식 수입 경로가 있는지부터 찾는다. 하파크리스틴·오렌즈는 이미 여러 나라에 정식 유통된다. 대개 직구보다 싸고 반품도 된다 |
| 직구할 때 | 렌즈는 보존액에 담긴 제품이라 온도와 유통기한 관리가 필요하다. 개별 포장이 손상된 제품은 쓰지 않는다 |
| 규제 확인 | 베트남·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에서 미용 렌즈의 분류와 판매 경로는 나라마다 다르다. 도수 없는 제품을 일반 잡화로 파는 곳도, 의료기기로 묶어 둔 곳도 있다 |
| 여행 중 | 안경을 함께 가져간다. 장시간 비행과 건조한 실내는 렌즈에 최악의 조합이다. 눈이 불편하면 바로 빼는 것이 원칙인데, 뺐을 때 쓸 것이 없으면 결국 참고 끼게 된다 |
588억이든 1,941억이든, 그 숫자는 회사의 것이다. 당신에게 남는 조건은 하나뿐이다 — 눈은 하나뿐이고 바꿔 낄 수 없다.
더 읽을거리
- 화장품 브랜드가 7개에서 160개가 됐다 — 같은 매대에서 벌어진 가격 쪽의 변화
- 공항 사진에 브랜드가 전부 적혀 있는 이유 — 무대 밖에서 착용 아이템이 상품이 되는 경로
- 명동에서 외국인이 돈 쓰는 곳이 바뀌었다 — 외모에 쓰는 돈이 어디로 옮겨가고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