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수출 상반기 70억 5,000만 달러 — 라면 27.9% 증가
2026년 상반기 K-푸드+ 수출은 70억 5,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4.1%). 라면 9억 3,500만 달러(+27.9%), 미국이 처음 10억 달러를 넘었고 증가율 1위는 중동(25.2%)이었다.
한국 음식이 해외에서 얼마나 팔리는지를 묻는다면, 답은 품목마다 아주 다르다.
농림축산식품부 집계로 2026년 상반기 K-푸드+ 수출은 70억 5,000만 달러였다. 역대 최대이고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 그 안에서 라면 혼자 9억 3,500만 달러를 가져갔고, 증가율은 27.9%다.
그런데 이 순위표가 여행자에게 실제로 쓸모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순위에 올라 있는 품목은 이미 당신 나라 마트에 있다. 가방에 넣을 것은 그 목록 바깥에 있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숫자 | 기준 |
|---|---|---|
| K-푸드+ 전체 | 70억 5,000만 달러 (+4.1%) | 2026년 상반기 · 역대 최대 |
| — 농식품 | 53억 8,000만 달러 (+5.0%) | 같은 기간 |
| — 농산업(비료·기자재 등) | 16억 6,000만 달러 (+1.4%) | 같은 기간 |
| 라면 | 9억 3,500만 달러 (+27.9%) | 같은 기간 · 단일 품목 최대 |
| 미국 | 10억 4,000만 달러 (+11.3%) | 국가별 1위 · 처음으로 10억 달러 돌파 |
| 중국 | 8억 1,000만 달러 (+9.4%) | 국가별 2위 |
| 김(해조류) | 11억 3,300만 달러 ≈ 1조 5,000억 원 | 2025년 연간 · 수산식품 첫 1조 |
이 표를 읽을 때 먼저 알아야 할 두 가지
첫째, 'K-푸드+'는 음식만이 아니다. 이름 뒤의 +는 농산업을 뜻한다. 비료, 농기계, 스마트팜 설비, 동물용 의약품 같은 것들이다. 위 표에서 16억 6,000만 달러가 여기 해당한다. 그래서 "한국 음식이 70억 달러어치 팔렸다"고 말하면 틀린다. 음식만 보려면 농식품 53억 8,000만 달러 쪽을 봐야 한다.
둘째, 기준 기간이 섞여 있다. 위 표에서 김만 2025년 연간 값이고 나머지는 2026년 상반기다. 김 수출은 수산 통계로 따로 집계되어 발표 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두 값을 나란히 놓고 크기를 비교하면 안 된다 — 한쪽은 6개월, 한쪽은 12개월 값이다. 표에 기준을 함께 적어 둔 이유가 이것이다.
숫자를 다루는 글에서 이 두 줄을 빼면, 읽는 사람이 아무 잘못 없이 잘못된 결론에 도착한다.
라면 9억 3,500만 달러 — '체험'으로 팔린 품목
상반기 단일 품목 1위는 라면이다. 증가율 27.9%는 전체 평균 4.1%의 여섯 배가 넘는다.
라면이 다른 한식과 다른 점은 설명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김치나 불고기는 "한국 음식"으로 먼저 소개돼야 했다. 맛의 정체를 알려 주는 단계가 필요했다는 뜻이다.
매운 라면은 그 단계를 건너뛰었다. 맵다는 것은 번역이 필요 없고, "얼마나 매운지 견뎌 보라"는 형식은 영상으로 옮기기에 완벽하다. 카메라 앞에서 한 봉지를 먹는 것만으로 콘텐츠가 성립한다. 자막도 필요 없다.
이 구조를 한 회사가 어떻게 실적으로 바꿨는지는 삼양식품 편에 따로 정리했다. 2026년 1분기 기준 그 회사 매출의 82%가 해외에서 나온다.
김 11억 3,300만 달러 — '습관'으로 팔린 품목
라면과 정반대 방식으로 큰 품목이 김이다.
2025년 김 수출액은 11억 3,300만 달러, 약 1조 5,000억 원이다. 수산식품 가운데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겼고, 물량과 금액이 함께 사상 최대였다. 수출량은 2021년 2만 9,545톤에서 2025년 3만 7,614톤으로 늘었다. 한국은 세계 1위 김 수출국이고, 김 수출액은 매년 인삼보다 많다.
조미김은 김을 얇게 펴 기름과 소금을 발라 구운 것이다. 한국 식탁에서는 반찬이고, 값싸고, 특별할 것이 없는 물건이다. 그것이 이 규모로 나간다.
이유는 몇 가지가 겹친다.
- 상온 보관이 되고 가볍다. 국제 물류에서 결정적인 조건이다. 김치나 즉석국은 무겁거나 냉장이 필요하다.
- 조리법을 배울 필요가 없다. 봉지를 뜯어 그대로 먹는다.
- 간식과 반찬 양쪽으로 팔린다. 한국에서는 밥반찬이지만 해외 매장에서는 스낵 매대에 놓이는 경우가 많다. 용도가 하나 더 생긴 셈이다.
라면이 체험으로 팔렸다면 김은 습관으로 팔린 품목이다. 한 번 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면 또 산다. 수출 통계에서 이런 품목이 조용히 위로 올라온다.
참고로 2026년부터 한국의 식품 유형 명칭이 바뀌었다. 굽기만 한 김과 조미를 한 김을 모두 '가공김'으로 묶는다. 앞으로 나올 통계와 포장지 표기가 예전 자료와 달라 보일 수 있다.
증가율 1위는 아시아가 아니라 중동이었다
권역별로 보면 순위가 뒤집힌다.
| 권역·국가 | 증가율 | 참고 |
|---|---|---|
| 중동 | +25.2% | 증가율 1위 |
| 중남미 | +19.5% | |
| 유럽 | +17.9% | |
| 북미 | +11.0% | 미국 단일 10억 4,000만 달러 |
| 중화권 | +9.5% | 중국 8억 1,000만 달러 |
금액에서는 미국과 중국이 압도적인데 증가율에서는 중동·중남미·유럽이 앞선다. 큰 시장은 이미 커져 있어 증가율이 낮고, 새로 열리는 시장은 작아서 증가율이 높다. 두 지표를 같이 봐야 하는 이유다.
중동의 25.2%는 할랄 인증과 떼어 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무슬림 인구가 큰 시장에서 식품이 팔리려면 인증이 선행돼야 한다. 이 조건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 동남아 독자에게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 품목 성격 | 예 | 판단 |
|---|---|---|
| 이미 수출 상위 | 라면 · 조미김 · 과자 · 음료 | 가방 무게를 쓸 이유가 적다. 현지 마트에 이미 있다 |
| 냉장·유통기한이 짧은 것 | 신선 반찬 · 냉장 디저트 · 생과일 | 애초에 못 가져간다. 현지에서 먹을 목록이다 |
| 이제 막 수출이 시작된 것 | 냉동김밥 등 즉석섭취식품 | 아직 자국에 없을 수 있다. 냉동이라 이동에 강하니 사 올 만하다 |
| 한정판·콜라보 | 계절 한정 라면 · 편의점 전용 | 대개 수출되지 않는다. 한국 편의점 매대에서 처음 보는 변형부터 확인할 것 |
| 인증이 필요한 경우 | 할랄 · 코셔 | 한국 내수용 포장에는 인증 표기가 없는 경우가 많다. 자국 유통 제품과 표기가 다를 수 있다 |
동남아 마트의 한국 식품 매대를 떠올려 보면 대체로 이 순위대로 채워져 있다. 라면이 한 줄, 김이 한 칸, 과자와 음료가 조금. 그것은 취향이 아니라 물류와 보존성이 만든 배치다.
여기서 나오는 결론은 단순하다. 이미 순위에 오른 것은 사 오지 않아도 된다. 순위에 없는 것이 그 나라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것이다. 갓 만든 김밥, 분식집 떡볶이, 시장 호떡, 편의점 냉장 코너의 제품들이 그렇다.
다만 항공 반입과 세관 규정은 나라마다 다르다. 육류가 들어간 가공식품은 상당수 국가에서 반입이 막히므로 출발 전에 확인해야 한다.
더 읽을거리
- 해외 매출 비중 82%가 된 라면 회사 — 이 표의 라면 줄을 한 회사 실적으로 본 것
- '식구'는 먹는 입이라는 뜻이다 — 수출되는 음식 말고, 한국인이 밥을 뭐라고 부르는지
- 편의점에서 외국인이 실제로 사 가는 것 — 수출 목록 바깥의 물건들
- 계산대 옆 그 작은 병들 — 역시 수출되지 않는 카테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