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이는 2023년에 법에서 지워졌다 — 그런데 술·담배·입대·학년은 아직 옛 셈법이다

만 나이 통일법은 셋이던 나이를 둘로 줄였을 뿐이다. 청소년보호법·병역법·초중등교육법은 여전히 출생 연도로 끊는다. 2026년 기준으로 어디에 어떤 나이가 쓰이는지 표로 정리했다.

🇰🇷 한국·2026년 8월 8일·10분

한국에 오면 나이를 묻는다. 2023년 6월 28일 이후로 그 질문의 답은 하나가 되었어야 했다.

실제로는 둘이 남았다. 세는 나이는 법에서 빠졌지만 연 나이는 그대로 살아 있고, 편의점에서 술을 살 때 점원이 보는 것도 그쪽이다.

한눈에 보기

1997년 11월 20일에 태어난 사람을 2026년 8월 6일 기준으로 세어 본다.

셈법계산 방식이 사람의 나이지금 어디에 쓰이나
만 나이생일이 지났으면 연도 차, 안 지났으면 하나를 뺀다28세법령·행정·계약의 기본값
연 나이올해 연도 − 태어난 연도29세술·담배, 병역, 학년
세는 나이태어나면 한 살, 설날마다 한 살30살법에서 빠졌으나 일상 대화에 남았다
법정 시행일행정기본법 제7조의2 · 민법 제158조2023년 6월 28일
시행 1년 조사법제처, 2만 2,226명 대상인지 95.8% · 계속 사용 88.5%

같은 사람의 나이가 세 가지로 나오고, 그중 두 개가 지금도 공식적으로 쓰인다. 표가 말하지 않는 것은 이 셋 중 어느 것을 물어보는지가 상황마다 다르다는 점이다. 관공서 서류는 묻지 않고 주민등록번호로 계산하지만, 사람이 사람에게 나이를 물을 때는 여전히 세 번째 줄이 나올 때가 있다.

법은 세 개를 두 개로 줄였을 뿐이다

바뀐 것은 두 조문이다. 민법 제158조는 "나이는 출생일을 산입하여 만(滿) 나이로 계산하고, 연수(年數)로 표시한다. 다만, 1세에 이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월수(月數)로 표시할 수 있다"가 됐고, 행정기본법 제7조의2가 행정에 관한 나이도 같은 방식으로 못 박았다. 둘 다 2023년 6월 28일 시행이다.

핵심은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이라는 단서다. 개별 법률이 따로 정해 두면 그쪽이 우선한다.

그리고 그 개별 법률들이 그대로 남았다. 세는 나이는 법에서 사라졌지만 연 나이는 살아남았고, 하필 외국인이 한국에서 가장 자주 부딪히는 세 장면이 전부 연 나이 쪽이다.

술과 담배는 생일을 보지 않는다

청소년보호법 제2조 제1호는 청소년을 이렇게 정의한다.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한다. 다만,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

뒤쪽 단서가 실질적인 규칙이다. 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는 생일과 무관하게 청소년이 아니다. 2026년 기준으로는 2007년에 태어난 사람 전원이 1월 1일부터 술과 담배를 살 수 있다. 12월 31일에 태어난 사람도 마찬가지다.

편의점 계산대에서 신분증을 볼 때 점원이 확인하는 것은 생일이 아니라 출생 연도다.

이 규칙 때문에 한국에서는 "생일이 지나야 성인"이라는 감각이 잘 생기지 않는다. 같은 학년이면 같은 날 같이 어른이 된다.

입대와 학년도 출생 연도로 갈린다

병역법은 나이를 연 단위로 끊는다. 병무청 설명대로 "몇 세부터"는 그 나이가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이고, "몇 세까지"는 그 해 12월 31일까지다. 생일이 제각각인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징집 일정을 짜야 하니 출생 연도로 묶는 편이 행정적으로 단순하다. 배우들이 어느 해에 한꺼번에 입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교도 같다. 초·중등교육법 제13조 제1항은 "6세가 된 날이 속하는 해의 다음 해 3월 1일"에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도록 정한다. 결과적으로 같은 해에 태어난 아이들이 같은 학년이 된다.

그리고 한국에서 학년이 같다는 것은 단순한 행정 구분이 아니다. 그 순간부터 서로 반말을 쓰는 사이가 되고, 한 학년 차이가 나면 선배와 후배가 된다.

장면실제로 적용되는 나이근거
계약·행정 문서·법정만 나이행정기본법 제7조의2 · 민법 제158조
술·담배 구매연 나이청소년보호법 제2조 제1호
병역 판정과 입영연 나이병역법
초등학교 입학출생 연도초·중등교육법 제13조
처음 만난 사람과 말투를 정할 때세는 나이 또는 띠법이 아니다. 관습이다

법보다 호칭이 늦게 바뀐다

법제처가 시행 1년을 앞두고 2만 2,226명에게 물었더니 95.8%가 만 나이 통일법을 안다고 답했고, 88.5%가 앞으로도 만 나이를 쓰겠다고 했다. 숫자만 보면 정착이다.

그런데 시행 2년이 지난 뒤의 취재는 다른 장면을 담았다. 자기 나이를 말할 때 여전히 세는 나이를 대는 사람이 있고, 학원에서는 한국 나이로 반을 나누기도 한다. 고려대 신지영 교수는 정착하지 못한 것이 법이 아니라 관습과 언어의 문제라고 짚었다. 성별과 나이에 따라 호칭이 정해지는 구조가 남아 있는 한 세는 나이도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지적이 문제의 핵심에 가장 가깝다. 한국어는 상대가 나보다 위인지 아래인지를 정하지 않으면 문장을 시작할 수 없다. 형인지 오빠인지 언니인지 누나인지, 존댓말인지 반말인지가 첫 문장에서 결정된다. 드라마에서 "말 놓을까요"라는 대사가 사건이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나이를 묻는 것은 무례가 아니라 문법이다.

베트남에도 같은 셈법이 있는데 논쟁이 없다

한국의 세는 나이와 똑같은 규칙이 베트남에도 있다. tuổi mụ — 태어나면 한 살이고, 뗏이 오면 한 살을 더한다. 동아시아가 공유하던 셈법이고, 일상 대화에서까지 끝까지 붙들고 있던 나라가 한국이었다.

차이는 쓰임새다. 베트남에서 tuổi mụ는 주로 제례와 작명, 풍수를 볼 때 꺼내는 숫자다. 자기소개에서 상대의 tuổi mụ를 먼저 확인하고 말투를 정하지는 않는다. 한국의 세는 나이는 그 반대였다 — 매일의 호칭을 정하는 숫자였기 때문에 법을 고쳐야 할 만큼 커졌다.

같은 규칙이 어느 나라에서는 달력 위의 지식으로 남고, 어느 나라에서는 법 개정의 대상이 됐다. 설날마다 한 살을 먹던 그 셈법이 두 나라에서 어떻게 갈라졌는지를 보면 이 차이가 선명해진다.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나라비슷한 셈법이 있나한국에서 실제로 겪는 것
베트남tuổi mụ. 규칙이 동일하다"몇 살?"이라는 질문에 만 나이로 답하면 된다. 상대가 세는 나이로 되물어도 틀린 게 아니다
일본数え年이 있었으나 1950년 법으로 정리했다한국이 73년 늦게 같은 길을 갔다고 보면 이해가 빠르다
중국·대만虛歲가 남아 있으나 일상에서는 만 나이한국은 호칭 체계 때문에 일상 침투도가 훨씬 깊었다
미국·유럽없다놀랄 것은 나이 계산이 아니라 처음 만난 자리에서 나이를 묻는다는 사실 쪽이다
태국·필리핀·인도네시아일상 셈법으로는 없다술 구매 기준이 생일이 아니라 출생 연도라는 점만 기억하면 된다

여행자가 실제로 할 일은 간단하다. 여권에 적힌 생년월일로 만 나이를 계산해 말하고, 술이나 담배를 살 때만 출생 연도를 떠올린다.

그런데 한국인이 처음 만난 사람에게 나이를 묻는 습관은 법이 바뀌어도 그대로다. 물어보는 쪽은 무례하려는 게 아니라 어떤 말투를 쓸지 정하려는 것이다. 그 질문이 사라지려면 나이가 아니라 말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데, 그건 아직 아무도 손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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