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평균은 20억, 서울 아파트 평균은 16억이다. 그런데 못 산다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가 쓴 「13억 당첨」은 두 가지로 읽히고 차이가 3억 9,600만 원이다. 한국 로또의 세율 구조와 수령 절차, 그리고 나라마다 다른 복권 세금을 숫자로 정리했다.
로또 1등에 당첨되면 그 금액이 통장에 들어온다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들어오는 돈은 그보다 적고, 차이는 당첨금이 3억 원을 넘는 지점부터 급격히 벌어진다. 9월 10일 티빙에서 먼저 공개되는 드라마 「로또 1등도 출근합니다」의 주인공은 13억 원을 쥐고도 사직서 대신 출근한다. 그런데 기사들이 쓴 「13억 당첨」이라는 한 줄은 두 가지로 읽히고, 두 값의 차이가 3억 9,600만 원이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금액 |
|---|---|
| 로또 6/45 역대 1등 평균 당첨금 (1~1,215회 누적) | 20억 1,400만 원 |
| 3억 원까지 떼는 세금 (22%) | 6,600만 원 |
| 3억 원 초과분에서 떼는 세금 (33%) | 5억 6,562만 원 |
| 세금 합계 | 6억 3,162만 원 |
| 통장에 실제로 들어오는 돈 | 13억 8,238만 원 |
|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2026년 8월, KB부동산) | 16억 739만 원 |
표의 마지막 두 줄을 나란히 놓으면 이 글의 질문이 나온다. 역대 평균에 해당하는 1등에 당첨돼도 서울 아파트 평균가에는 2억 2,501만 원이 모자란다. 세금을 떼기 전 20억 1,400만 원으로 재면 4억 원이 남는데, 통장에 찍히는 숫자로 재면 못 산다. 같은 당첨, 같은 아파트인데 답이 갈리는 자리가 어디인지가 이 글의 내용이다.
「13억 당첨」은 두 가지 뜻이고, 차이가 3억 9,600만 원이다
기사 제목의 「13억」이 당첨금 자체를 가리킨다면, 세금 3억 9,600만 원이 빠지고 손에 남는 것은 9억 400만 원이다. 반대로 13억이 세금을 뗀 뒤 남은 돈이라면, 당첨금은 18억 9,104만 원이었고 그중 5억 9,104만 원이 통장에 닿기 전에 사라졌다는 뜻이 된다.
| 「13억」이 뜻하는 것 | 당첨금 | 세금 | 손에 남는 돈 |
|---|---|---|---|
| 당첨금이 13억이다 | 13억 원 | 3억 9,600만 원 | 9억 400만 원 |
| 손에 남은 돈이 13억이다 | 18억 9,104만 원 | 5억 9,104만 원 | 13억 원 |
8월 12일 티저 공개부터 8월 28일 3인 포스터까지 나온 보도자료와 기사에는 둘 중 어느 쪽인지가 적혀 있지 않다. 대신 숫자 자체가 힌트를 준다. 손에 13억이 남으려면 당첨금이 18억 9,104만 원이어야 하는데, 이 값은 역대 1등 평균인 20억 1,400만 원에 상당히 가깝다. 원작 웹소설은 서인하 작가가 문피아에서 2019년 7월 1일부터 2020년 4월 29일까지 325화로 완결한 조회수 908만 회의 작품이고, 그 안의 공은태는 예외적인 대박을 맞은 사람이 아니라 평균값을 맞은 사람에 가깝다.
세금은 3억 원에서 한 번 꺾인다
한국에서 복권 당첨금은 기타소득이다. 다른 소득과 합산해 다음 해에 신고하는 것이 아니라, 당첨금을 주는 그 자리에서 떼고 나머지만 계좌로 넣는다. 그래서 당첨자가 따로 할 일이 없는 대신, 얼마가 빠졌는지도 그 자리에서 결정된다.
| 당첨금 구간 | 세율 | 내역 |
|---|---|---|
| 200만 원 이하 | 0% | 2023년부터 비과세 |
| 200만 원 초과 ~ 3억 원 이하 | 22% | 소득세 20% + 지방소득세 2% |
| 3억 원 초과분 | 33% | 소득세 30% + 지방소득세 3% |
맨 윗줄은 2022년 세법 개정으로 바뀐 칸이다. 과세 기준선이 5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오르면서, 대개 100만 원대를 받는 로또 3등 약 15만 명이 통째로 비과세 쪽으로 넘어갔다. 반대로 아래 두 칸은 그대로다. 1등은 거의 언제나 3억 원 선을 넘으므로, 1등 당첨자가 체감하는 세율은 표의 마지막 줄인 33%에 훨씬 가깝다.
평균으로 재면 못 사고, 중위로 재면 산다
그런데 「평균 20억」이라는 값 자체를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역대 1등 최고 당첨금은 약 407억 원이었고, 그런 회차 몇 개가 평균을 위로 끌어올린다. 평균이 그 시장의 대표값이 아닌 경우는 로또만의 일이 아니어서, 주얼리 평균 구매액이 내려간 것도 값이 내려간 뜻은 아니었다.
집값을 볼 때도 같은 문제가 생긴다. 세후 13억 8,238만 원을 들고 서울 아파트를 살 수 있느냐는 질문의 답은, 어느 자로 쟀느냐에 따라 정반대가 된다.
| 무엇으로 잰 값인가 | 금액 | 세후 13억 8,238만 원으로 |
|---|---|---|
|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 16억 739만 원 | 2억 2,501만 원 모자란다 |
|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 | 12억 9,167만 원 | 9,071만 원 남는다 |
| 강북 14개구 중위 매매가 | 10억 167만 원 | 3억 8,071만 원 남는다 |
| 강남 11개구 평균 매매가 | 19억 9,016만 원 | 세금 떼기 전 20억 1,400만 원으로도 2,384만 원 차이다 |
네 줄이 전부 2026년 8월 10일 기준 같은 기관의 같은 조사에서 나온 숫자다. 평균으로 재면 못 사고 중위로 재면 사는데, 신문 제목에 실리는 쪽은 거의 언제나 평균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사상 처음 16억 원을 넘었다는 소식도 그렇게 실렸다.
1등 당첨금은 농협은행 본점에서만 준다
금액이 정해진 뒤에도 절차가 남는다. 로또 6/45는 한 게임에 1,000원이고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35분쯤 추첨하는데, 당첨금을 받는 장소는 등수마다 다르다. 4등과 5등은 판매점에서, 2등과 3등은 NH농협은행 전국 지점에서 받는다. 1등은 오직 NH농협은행 본점 한 곳이다.
기한도 있다. 지급개시일부터 1년 안에 청구하지 않으면 당첨금은 복권기금으로 넘어가 공익사업에 쓰인다. 2025년 한 해에 그렇게 주인을 못 찾은 돈이 581억 원이었는데, 기획예산처 복권위원회 설명에 따르면 대부분 1·2등 같은 고액이 아니라 4등 5만 원과 5등 5,000원에서 나왔다.
큰돈은 다들 찾아가고, 잊히는 것은 작은 돈이다.
이 구멍을 메우려고 2026년 8월 18일부터 제도가 하나 바뀌었다. 판매점에서 산 종이 복권을 간편결제 앱 페이코에 등록해 두면, 당첨되고도 찾아가지 않은 돈이 지급기한 당일에 자동으로 입금된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차관은 이 개편이 구매자 권익 보호와 함께 취약계층 위주로 구성된 판매점의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한국에서 로또를 사는 데 국적은 걸림돌이 아니다. 판매점에서 현금으로 사면 되고, 확인하는 것은 나이 하나다. 「복권 및 복권기금법」에 따라 19세 미만은 살 수 없지만 그 위로는 신분 확인 절차 자체가 없다. 판매점 구매 한도는 1인 1회차 10만 원이다.
막히는 쪽은 인터넷이다. 동행복권 홈페이지에서 사려면 통신 3사 휴대폰 본인인증을 통과해야 하고, 예치금도 현금 입금 방식으로만 채울 수 있어 한국 계좌가 필요하다. 열쇠 두 개를 요구하는 이 구조는 한국 커머스 앱들이 해외 이용자를 사실상 걸러내는 방식과 같다. 참고로 인터넷 구매는 1인 1회차 5,000원까지다.
당첨되면 국적과 무관하게 지급받는다. 신원만 분명히 확인되면 된다. 다만 세금은 갈린다. 한국에 주소가 있거나 1년 이상 거소를 둔 거주자라면 한국인과 똑같이 22%·33%가 적용된다. 비거주자는 두 나라 사이 조세조약이 먼저 적용되는데, 조약에 따라 비과세나 면제를 받으려면 본국 국세청이 발행한 거주자증명서와 비과세·면제신청서를 당첨금 지급일이 속한 달의 다음 달 9일까지 세무서에 내야 한다. 마감이 짧으니 당첨된 날부터 세는 편이 안전하다.
| 나라 | 복권 | 당첨금에 붙는 세금 | 청구 기한 |
|---|---|---|---|
| 한국 | 로또 6/45 | 200만 원 이하 없음 / 3억 원 이하 22% / 초과분 33% | 지급개시일부터 1년 |
| 일본 | 타카라쿠지 | 없음 (소득세·주민세 모두 안 붙는다) | 지급개시일부터 1년 |
| 베트남 | Vietlott 파워 6/55 | 2,000만 동 초과분 10% | 종이 복권 60일 |
| 태국 | 정부복권(GLO) | 인지세 0.5% | 2년 |
| 필리핀 | PCSO 로또 | 1만 페소 초과분 20% | 1년 |
| 인도네시아 | 없음 | 해당 없음 | 해당 없음 |
표에서 눈여겨볼 칸은 일본과 인도네시아다. 일본은 「당첨금부증표법」 제13조가 당첨금품에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못 박아 두었고, 소득이 아니므로 주민세도 붙지 않는다. 청구 기한은 한국과 똑같이 1년인데 세금만 33%와 0%로 갈린다. 인도네시아는 반대쪽 끝이다. 형법 제303조와 1974년 제7호 도박통제법이 모든 형태의 도박을 금지해 복권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마찬가지다.
베트남 독자에게는 반대 방향 사례가 하나 있다. 2026년 7월, 베트남에서 근무하던 한국인이 파워 6/55에서 1,028억 동, 약 57억 9,000만 원에 당첨됐다. 베트남 세율 10%가 적용돼 약 5억 8,000만 원이 빠졌는데, 이 사람이 한국 거주자로 분류되면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다. 한국 거주자는 전 세계에서 번 소득에 납세 의무가 있어서, 한국 세율 33%와 베트남 10%의 차액인 약 23%를 국세청에 더 내야 한다. 돈을 베트남 계좌에 그대로 두어도 마찬가지다. 비거주자라면 베트남에서 낸 10%로 정산이 끝난다.
여행자가 실제로 챙길 것은 넷이다. 첫째, 한국 여행 중 로또를 사려면 판매점 현금 구매가 유일하게 열린 길이다. 둘째, 당첨되면 여권이나 외국인등록증을 챙겨 1등은 농협은행 본점으로 간다. 셋째, 출국 전에 지급기한을 확인한다. 한국은 1년이지만 베트남 종이 복권은 60일이라 여행 기념으로 사 둔 표가 먼저 죽는 쪽은 대개 본국 것이다. 넷째, 본국에서 세금을 다시 낼 가능성이 있는지는 당첨금을 받기 전에 확인하는 편이 낫다.
받고 나서 알면 순서가 뒤집힌다.
9월 10일에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다
드라마는 10부작이다. 윤영빈 감독이 영화 「강릉」에 이어 극본과 연출을 함께 맡았고, 이준혁이 영업 5팀 팀장 공은태를, 서현우가 양준호를, 오대환이 정선혁을 연기한다. CJ ENM 스튜디오스와 본팩토리가 만들었다. 9월 10일 오후 6시 티빙에서 먼저 공개되고 9월 14일부터 tvN 월화 밤 9시에 방송되는데, 이 두 날짜가 나흘 벌어져 있는 이유는 한국 방송 채널이 층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Viki를 통해 나간다.
그래서 남는 질문은 하나다. 1화에서 공은태의 통장 잔액이 화면에 뜬다면, 거기 찍힌 숫자가 13억 원인지 9억 400만 원인지에 따라 이 드라마가 어느 계산을 했는지가 드러난다. 13억이 찍혀 있다면 그는 20억에 가까운 돈에 당첨된 사람이고, 9억 400만 원이 찍혀 있다면 기사 제목이 곧 당첨금이었던 셈이다. 어느 쪽이든 사직서를 안 낸 이유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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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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