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이 가장 많은 커피 브랜드는 스타벅스가 아니다 — 3,325개
공정위 '2025년 가맹사업 현황' 기준 커피 가맹점 수는 메가커피 3,325개, 컴포즈 2,649개, 이디야 2,562개다. 상위권이 전부 저가 브랜드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2,000원이 어떻게 유지되는지와 여행자가 이 지도를 쓰는 법을 정리했다.
한국 길거리에 카페가 많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번 나왔다. 여기서는 한 칸 더 들어간다. 그 많은 카페 중 어느 간판이 가장 많은가.
답은 스타벅스가 아니다. 그리고 그 이유가 두 가지인데, 둘 다 알아둘 만하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내용 |
|---|---|
| 기준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2025년 가맹사업 현황' |
| 가맹점 수 1위 | 메가커피 3,325개 |
| 상위 4개 브랜드 | 전부 저가 브랜드 |
| 평균 매출액 1위 | 투썸플레이스 (가맹점 수는 5위) |
| 스타벅스 코리아 | 전 매장 직영 — 가맹 통계에 안 잡힌다 |
| 메가 가격 인상 | 2025년 4월 21일, 브랜드 출범 10년 만에 처음 |
| 인상에서 빠진 품목 | 아이스 아메리카노 2,000원 동결 |
이 표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1위가 아니라 빠진 이름이다. 스타벅스는 여기 아예 없고, 평균 매출 1위는 매장 수 5위다. '가장 많은 브랜드'와 '가장 잘 버는 브랜드'가 서로 다른 시장이라는 뜻이다.
가맹점 수 지도
| 순위 | 브랜드 | 가맹점 수 | 성격 |
|---|---|---|---|
| 1 | 메가커피 | 3,325 | 저가 |
| 2 | 컴포즈커피 | 2,649 | 저가 |
| 3 | 이디야커피 | 2,562 | 중저가 |
| 4 | 빽다방 | 1,712 | 저가 |
| 5 | 투썸플레이스 | 1,510 | 중고가 |
상위 네 개가 전부 저가 브랜드다. 한국 카페 지도의 바닥을 채우고 있는 것은 프리미엄 커피가 아니라 2,000원대 아메리카노다.
스타벅스는 이 표에 아예 없다
매장이 적어서가 아니다. 계산되는 칸이 다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가맹점을 받지 않고 전 매장을 직영으로 운영한다. 그래서 공정위의 '가맹사업 현황' 통계에 애초에 들어가지 않는다. 규모로 보면 2025년 6월 말 기준 1,937개였고 그 뒤 2,000개를 넘겼다.
이 차이는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니라 사업 구조의 차이다.
- 직영(스타벅스) — 본사가 매장을 직접 열고 직원을 직접 고용한다. 확장 속도가 느린 대신 매장 편차가 작다
- 가맹(메가·컴포즈 등) — 점주가 자본을 대고 본사는 브랜드와 물류를 준다. 자본이 본사 밖에서 오므로 확장 속도가 훨씬 빠르다
메가커피가 3,000개를 넘긴 배경에는 이 구조가 있다. 소형 매장·적은 인력·테이크아웃 중심 설계는 창업 초기 비용을 낮추고, 낮은 비용은 다시 매장 수를 늘린다. 같은 상권 안에 같은 브랜드가 가까이 붙는 상황도 여기서 나온다.
10년 만의 인상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빠졌다
메가MGC커피는 2025년 4월 21일부터 일부 메뉴 가격을 올렸다. 브랜드 출범 이후 10년 만의 첫 인상이었다.
이유는 원가였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국제 생두 시세가 한 해 사이 두 배 가까이 올랐고 환율까지 뛰었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전년 대비 약 111.57% 상승했다.
그런데 인상 목록에서 빠진 품목이 하나 있다.
- 아메리카노(HOT) 1,500원 → 1,700원
- 할메가커피 1,900원 → 2,100원 · 할메가미숫커피 2,700원 → 2,900원
- 메가리카노 3,000원 → 3,300원 · 왕할메가커피 2,900원 → 3,200원
-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동결
원가가 올라 다른 메뉴를 다 손보면서 이 한 품목만 남긴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브랜드의 가격표를 대표하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이 한 줄이 오르면 '값을 올린 집'이 되고, 나머지가 올라도 이 줄이 그대로면 '아직 그대로인 집'이 된다.
회사는 자사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24oz로 경쟁사(20oz)보다 약 20% 많다는 점도 함께 내세웠다. 가격을 못 올릴 때 쓰는 다음 카드가 용량이라는 뜻이다. (그 뒤의 변동은 매장 메뉴판에서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얼죽아'라는 말
여기서 한국어 표현을 하나 알아두면 이 시장이 훨씬 잘 보인다.
얼죽아 —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줄임말이다. 영하의 겨울에도 뜨거운 커피 대신 아이스를 시키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농담처럼 쓰이지만 실제 소비를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브랜드가 인상 품목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뺀 배경에는 이 품목이 사계절 팔린다는 사실이 있다. 겨울에 판매가 꺾이는 상품이었다면 굳이 동결할 이유가 없다.
조어법 자체도 한국어의 한 패턴이다. 긴 문장에서 앞글자만 남겨 줄이는 방식으로, 가방 꾸미기를 뜻하는 '백꾸'와 같은 계열이다.
점포 수와 점포당 매출은 다른 게임이다
가맹점 수 표만 보면 저가 브랜드가 시장을 다 가진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맹점 평균 매출액 1위는 투썸플레이스였고, 에이바우트커피·플러스82·파스쿠찌·백억커피가 뒤를 이었다.
가맹점 수 5위인 브랜드가 매출 1위라는 것은 이 시장에 두 개의 다른 승부가 있다는 뜻이다.
- 점포 수 게임 — 작게 많이 연다. 회전율과 접근성으로 번다
- 점포당 매출 게임 — 크게 적게 연다. 객단가와 체류 시간으로 번다
여행자 입장에서 이 구분이 실용적인 이유는, 두 게임이 파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앞의 브랜드는 커피를 팔고, 뒤의 브랜드는 자리를 판다. 그 '자리'가 왜 값이 되는지는 한 블록에 카페가 네 개인 이유에서 따로 다뤘다.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 목적 | 고를 브랜드 | 이유 |
|---|---|---|
| 이동 중 카페인만 필요 | 저가 브랜드 | 2,000원대. 테이크아웃 중심이라 빠르다 |
| 앉아서 일하거나 오래 대화 | 중고가 브랜드 | 좌석·콘센트가 있다. 저가 브랜드는 좌석이 적다 |
| 하루 두세 잔 마시는 일정 | 저가 브랜드 기준으로 예산 | 브랜드 간 차이가 두 배 이상이라 하루 식사 한 끼 값이 갈린다 |
| 키오스크가 부담스러울 때 | 직원 주문이 있는 매장 | 저가 브랜드는 대부분 키오스크다. 영어 지원이 늘었지만 전 매장은 아니다 |
주문 전에 두 가지를 확인하면 실수가 줄어든다.
- 메뉴 사진을 미리 캡처해 간다. 키오스크 화면 앞에서 막히는 상황이 가장 흔하다
- 사이즈는 이름이 아니라 표기된 용량(ml/oz)으로 본다. 위에서 봤듯 같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브랜드마다 24oz와 20oz로 갈린다. '라지'라는 이름은 브랜드마다 기준이 다르다
마지막으로 이 지도는 물가 감각의 기준선이 된다. 한국 여행 예산을 짤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값을 단위로 잡아 두면 다른 물가가 가늠된다. 2,000원짜리와 6,000원짜리가 같은 거리에 나란히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소비 시장의 성격을 보여준다.
더 읽을거리
- '백꾸'라는 말 — 가방 꾸미기가 하나의 시장이 된 과정 — '얼죽아'와 같은 줄임말 조어법
- 편의점이 외국인 쇼핑 목적지가 된 과정 — 같은 '싸고 가깝다' 전략이 다른 업태에서 작동하는 방식
- 다이소 5,000원 옷 — 한국 저가 시장의 가격 심리선이 어디에 그어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