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한 장이 300만 원 — 포토카드 거래가 1년 새 두 배
BTS 지민 포토카드 300만 원, 르세라핌 김채원 170만 원. 중고거래는 2024년 83만 건에서 2025년 160만 건으로 93% 늘었고 번개장터 매물만 61만 개다. 해외 팬이 걸리는 지점까지.
신용카드만 한 크기에 재질은 종이다. 앨범을 사면 그 안에 무작위로 들어 있다. 그런데 그 한 장이 300만 원에 거래된다.
농담이 아니라 시세다. 그리고 이 시장은 지금 빠르게 커지고 있다 — 포토카드 중고거래 건수는 2024년 83만 건에서 2025년 160만 건으로 1년 만에 93% 늘었다.
한눈에 보기
| 항목 | 숫자 | 기준 |
|---|---|---|
| 최고 거래가 사례 | BTS 지민 300만 원 | 2024년 |
| 중고거래 건수 | 83만 건 → 160만 건 | 2024 → 2025년 (+93%) |
| 번개장터 등록 매물 | 약 61만 개 | 2026년 4월 6일 기준 |
| 포카마켓 누적 입고 | 500만 장 | 론칭 2년 시점 |
| 포카마켓 회원 | 150만 명 | 2025년 |
| 국내 리셀 시장 전체 | 약 2조 8,000억 원 | 2025년 |
| 랜덤 포토카드가 든 음반 비율 | 96.9% | 한국소비자원 조사 대상 기준 |
| 한 앨범의 최다 포토카드 종류 | 78종 — 전부 모으려면 13장 | 같은 조사 |
표에서 가장 조용한 줄이 96.9%다. 300만 원짜리 거래는 사건이지만, 랜덤 포토카드가 든 음반이 96.9%라는 것은 사건이 아니라 기본값이라는 뜻이다. 값이 붙는 이유는 카드가 귀해서가 아니라 모든 음반이 같은 방식으로 팔리기 때문이다.
포토카드가 정확히 무엇인가
포토카드는 아이돌 멤버 한 명이 인쇄된 카드다. 크기는 대체로 신용카드와 비슷하고, 앨범 안에 여러 종류 중 몇 장만 무작위로 들어간다. 팬덤 안에서는 '포카'라고 줄여 부른다.
구분해 둘 종류가 몇 가지 있다.
| 종류 | 어떻게 얻나 |
|---|---|
| 앨범 포카 | 앨범을 사면 무작위로 들어 있다. 가장 흔하다 |
| 미공포(미공개 포토카드) | 특정 판매처·특정 시기 예약자에게만 준다 |
| 럭키드로우 / 응모 포카 | 앨범 구매자 중 추첨으로 준다. 수량이 극히 적어 값이 가장 높게 붙는다 |
| 행사 포카 | 팬사인회·팝업스토어 등 그 자리에 간 사람에게만 준다 |
값이 갈리는 첫 번째 축이 여기 있다. 앨범 포카는 앨범만 사면 언젠가 나오지만, 나머지 셋은 그 자리에 없었으면 처음부터 구할 방법이 없다.
얼마에 팔리는가
국내 리셀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된 것으로 보도된 가격이다.
| 카드 | 거래가 | 시점 |
|---|---|---|
| BTS 지민 | 300만 원 | 2024년 |
| 르세라핌 김채원 | 170만 원 | 중고나라 |
| BTS 정국 | 150만 원 | 2025년 |
| 에스파 윈터 | 130만 원 | 2025년 |
서울 명동의 포토카드 매장 관계자는 **"많게는 수백만 원 단위로 구매하는 손님도 있다"**고 말했다. 소문 속 최고가가 아니라 매대에서 실제로 오가는 금액이라는 뜻이다.
1년 만에 두 배가 된 시장
가격보다 눈여겨볼 것은 거래량이다.
| 지표 | 값 |
|---|---|
| 2024년 포토카드 중고거래 | 83만 건 |
| 2025년 | 160만 건 (+93%) |
| 2026년 4월 번개장터 등록 매물 | 약 61만 개 |
| 포카마켓 누적 입고 | 500만 장 |
| 포카마켓 회원 | 150만 명 |
포토카드 전용 거래 앱이 따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 시장의 성격을 말해 준다. 포카마켓은 이름 그대로 포토카드만 다루는 플랫폼이고, 2022년에 12억 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취미 커뮤니티가 아니라 투자를 받는 유통 사업이라는 뜻이다.
여기에 오프라인이 얹힌다. 서울 명동처럼 관광 동선 위에 포토카드 전문 매장이 있고, 랜덤 포토카드 자판기까지 나와 있다.
왜 종이 한 장에 값이 붙는가
구조는 단순하다. 랜덤이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2년 내 발매된 주요 K팝 음반 50종을 조사했더니, 96.9%에 랜덤 포토카드가 들어 있었다. 그리고 한 음반의 포토카드 종류가 최다 78종인 경우가 있었는데, 이 경우 산술적으로 최소 13장을 사야 한 세트가 완성된다. 그것도 겹치지 않는다는 가정에서다. 애초에 앨범을 사는 이유의 절반이 음악이 아니라는 것은 따로 조사된 숫자로 남아 있다.
원하는 멤버의 원하는 버전을 가지려면 몇 장을 사야 할지 미리 알 수 없다. 그래서 사는 쪽은 계속 사고, 못 얻은 사람은 이미 얻은 사람에게 산다. 시세는 여기서 생긴다.
한 수집가는 변화를 이렇게 표현했다. "예전에는 최애 멤버 포토카드를 모두 모으는 게 크게 어렵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모아야 할 종류가 너무 많아졌다." 종류를 늘리면 완성이 멀어지고, 완성이 멀어지면 거래가 늘어난다.
값을 가르는 세 가지
그런데 같은 멤버의 카드라도 값이 몇 배로 갈린다. 기준은 대체로 셋이다.
- 희소성 — 위 표의 럭키드로우·행사 포카가 여기 해당한다. 발행량이 애초에 적다
- '예쁜 포카' — 같은 멤버라도 착장·포즈·표정에 따라 값이 갈린다. 팬들이 선호하는 컷은 별도의 시세를 갖는다. 이건 발행량과 무관한, 순수하게 취향이 만든 가격이다
- 상태 — 모서리 눌림, 미세 스크래치, 인쇄 위치의 미세한 어긋남까지 값에 반영된다. 그래서 거래 글에는 확대 사진이 여러 장 붙는다
팬이 카드를 뜯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가
이 시장의 성격을 가장 잘 보여 주는 것은 가격이 아니라 어느 팬의 한마디다.
"포토카드를 처음 받았을 때 얻어서 좋다는 생각보다 비싸게 팔 수 있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애정의 대상이던 물건이 자산으로 읽히기 시작한 순간을 그대로 옮긴 문장이다. 물론 대부분의 팬은 여전히 카드를 모으고, 모은 것을 SNS에 올리며 즐긴다. 다만 그 옆에 시세표가 생겼다는 점이 예전과 다르다.
거래는 어디서 이뤄지나
| 창구 | 성격 |
|---|---|
| 번개장터 | 종합 중고거래 앱. 매물이 가장 많다 |
| 포카마켓 | 포토카드 전용 플랫폼. 시세 확인이 쉽다 |
| 중고나라 | 오래된 종합 중고 커뮤니티 |
| 오프라인 매장 | 명동 등 관광 상권. 실물을 보고 산다 |
| 팬덤 SNS 교환 | 돈이 아니라 카드끼리 맞바꾼다. 해외 팬의 주 경로다 |
그래서 당신 나라에서는
| 상황 | 실제로 할 일 |
|---|---|
| 국내 앱을 쓰려 할 때 | 한국 결제 수단과 한국 휴대전화 인증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해외 팬은 대행(프록시)을 끼는 경우가 많고, 대행 수수료와 국제 배송비가 붙는다. 카드값 3만 원이 손에 들어올 때는 그보다 오른다 |
| 실물을 못 보고 살 때 | 포토카드는 모서리 눌림 하나로 값이 크게 갈리는 물건이고 사진으로는 판별이 어렵다. 고가일수록 확대 사진 여러 장과 상태 설명을 요구하는 것이 기본이다 |
| 한국 여행 일정이 있다면 | 명동 등지에 실제 매장이 있다. 눈으로 보고 사는 것이 이 물건에서는 특히 유리하다. 온라인으로 미리 지르는 것보다 그때 사는 편이 안전하다 |
| 돈을 안 쓰고 싶다면 | 팬덤 안의 교환(트레이드) 이 여전히 가장 큰 경로다. 겹치는 카드를 서로 맞바꾸는 방식이라 수수료도 배송 위험도 한 번뿐이다 |
| 값이 언제 움직이나 | 시세는 컴백·투어·활동 종료에 크게 움직인다. 위 표의 금액도 그 시점의 거래가일 뿐, 지금 같은 값에 사고팔린다는 뜻이 아니다 |
| 세관 | 종이 카드라 대개 문제가 없지만, 고가 거래는 신고 기준을 넘길 수 있다. 수백만 원짜리를 개인 간 거래로 들여올 때는 자국 규정을 먼저 본다 |
이 시장에서 값이 붙는 것은 종이가 아니라 확률이다. 78종 중 한 장이 나올 확률, 그 자리에 있었을 확률, 그리고 그 컷이 하필 팬들이 좋아하는 컷일 확률. 사기 전에 자기가 사는 것이 사진인지 확률인지 구분해 두면, 300만 원이라는 숫자가 조금 다르게 보인다.
더 읽을거리
- 공항에서 그 사진을 찍는 사람은 기자가 아니다 — 카드에 인쇄되기 전의 사진이 어디서 오는지
- 만 원짜리를 사만 원에 판다 — 같은 팬덤 지출의 다른 항목
- 응원봉 1위는 베트남, 영상통화 앨범 1위는 태국 — 나라별로 무엇을 사는지